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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04 여행적자 4천억이라 국민탓 하기전에..

여행적자 4천억이라 국민탓 하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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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문을 보니 여행수지 적자가 4천억이라고 합니다.
무분별한 해외여행, 환율하락으로 인한 해외여행비용 감소등 원인들이 많이 분석 되더군요.
저는 그런 기술적인 접근 말고, 순전히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을 해 봅니다.

저는 여행을 무척 좋아하지만, 이름난곳, 성수기에는 잘 다니지 않습니다.
뻔히 몇년동안 얼굴을 아는..5년이 넘는 단골집도 성수기 요금과 비수기 요금이 다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성수기 요금은 상식을 넘습니다.
물론 시장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이루어질때 대부분의 손해는 소비자가 봅니다.
절대 강자는 공급자죠. 특히 여행쪽은.

그런데 이런건 있습니다.
작년에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16만원 정도의 왕복 항공료, 2박 3일의 렌트카 사용료가 20여만원.
숙박비가 2박 20여만원 (콘도 회원권이 있음에도 ~!!!).
식비(제주도에서 한끼 5천원짜리 식사 거의 못먹었습니다. 뭐 여행와서 기분낸 제 잘못도 있습니다.). 아무튼 3일동안 먹는데 30만원정도 썼습니다.
첫날밤은 회한접시(거의 강매당하다시피한 다금바리회), 둘째날은 돼지고기..
2명이 갔는데, 관광경비 빼고 100여만원이 조금 넘더군요.

올해는 말레이지아를 다녀왔습니다.
자유여행 상품으로 노옵션이죠. 1인 34만원부터 입니다. 저는 49만원짜리로 호텔 업그레이드 해서 갔습니다.
2인 100만원이 들었습니다.
가서 쓴돈..
10만원 썼습니다. 4박 5일이었죠.

여행수지 적자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째가 해외여행 가격의 저렴함입니다.
저가여행이 말이 많지만 어쨌건 그 가격에 외국 물맛~ 을 보는건 대단한 매력입니다.
(설사 나가서 그만큼의 돈을 쓴다해도 말이죠)
그러나 실상은 그게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여행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나 여행사의 상품개발이 거의 전무합니다.
지자체마다 내놓는 각종 행사, 축제..가보면..99% 풍물장터 열어놓고 바가지에 일주일도 안되는 기간으로 지자체 일년 수입 올리려 하는 곳들도 심심치 않습니다.
뻔한 바가지요금, 교통, 숙박난, 위생, 치안. .어느하나 마음 편한게 없는게 국내 여행과 축제들입니다.

차라리, 그냥 아무도 오라고 하지 않고,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오히려 가보고 싶은 곳들이 많습니다.
불과 7-8년전만해도 간현이나 현리, 강촌 산자락 뒷동네가 지금처럼 엉망이진 않았으니까요

여행적자 4천억이라는 것은 경제면에서 한탄해야 할 것이 아니라, 문화면에서 총체적으로 진단하고 상식적인 상도덕과 여행의 본질을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스위스에서는 시내 한복판의 카페테리아에서 먹는 정식과 알프스 정상에서 먹는 정식의 가격과 식사의 질의 차이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육개장 한그릇이 3천원부터 1만원을 넘나드는, 그것이 제품의 질이나 맛때문이 아닌 파는 지역에 따라, 파는 기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이런 [상품]은 신뢰를 얻을수 없습니다.

한국 국내 여행과 축제등 관광산업이 과연 얼마나 이용자들에게, 관광객들에게 신뢰와 기쁨. 그리고 가격을 포함한 상품성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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