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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9 의료는 서비스다.

의료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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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재화건 돈을 내는 사람이 갑, 그 재화와 용역을 제공해 돈을 버는 사람이 을. 이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다.
그런데 살다보면 내가 돈낸다고해서 내가 갑이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세금과 병원비다.
세금이야 국민의 3대 의무중 하나니 그렇다 치고.

몸이아파 병원을 가고 진료를 받고, 처치를 받고, 처방을 받고.
대부분의 경우 절실하지 않은 조언이 필요한 경우엔 대우를 받고, 받지 않고를 따질 이유가 없다.
그저 조금의 불편함을 해소코자 하는 것이고, 상대 역시 그 조금의 불편함을 해소해 주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해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만약 일주일가량 입원해서 수술하고 회복이 필요한 중병이나 어려운 병에 걸렸다고 보자.
비록 자신이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이런 경우는 쉽게 볼수 있다.
이때 가장 어려운게 무엇일까?
치료비 ?  
대부분의 경우 건강보험이나 개별적으로 가입한 보험이 있다.
사전에 준비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무는..그 첫번째 어려움이..바로 정보와 이해 부족이라 생각한다.
내가 아는 99%의 의사는 어떤 질병에 대해 그 정보를 환자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아니 알려주긴 하는데 자기가 아는것 만큼 환자나 보호자도 알것이라고 생각하고 알려준다.
예를들면 이런식이다.

- 바이러스성 감긴데요, 처방해 드린 약 먹으면 괜찮으니 약 받아가세요. 이상있으시면 다시 오시구요.

이정도도. 어느정도 신경좀 써주는 선생님의 말씀이시다.
그러나 내가 궁금한 이거다.

- 무슨 바이러스인지. 그놈이 어떤 질병들을 일으키고 어떻게 감염이 되는건지.
- 어떤약을 어떻게 처방했고 그 약들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 병원에 다시 와야할 정도의 부작용이 어떤 것이고 이상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오는 이상인지.

나는 30여년간 병원을 다니면서 위 세가지 카테고리에 있어 시원하게 답변해 주는 의사를 안타깝게도 단 한명도.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위에서 99%의 의사라고 한 것은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의사친구, 삼촌을 제외한 것이다.

이건 누구의 잘못일까.

아니 잘못을 떠나..
대한민국 남자들이 광분하는 군대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할수 있거나 경험한 것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그 상황이 되면 누구나 어느수준 정도로는 할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군대에서 공찬 이야기는 당사자 들에게만 에피소드가 될뿐 듣는 사람에게는(심지어 남자에게도!!) 그저
그런 이야기일 뿐이다.
난 여태 군대다녀와서 정말 군대가 힘들었고(성질 X같은 고참때문에 힘든거 말고), 정말 뭔가 배웠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가뭄에 콩나듯 봤다.
왜..남들 다 하는 거니까..

의사도 마찬가지다.
의사에게는 바이러스성 감기가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아닐수 있다.
그걸로 죽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힘든것도 아니며, 정말 큰 병에 비하면 단순한 불편함일 뿐이란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는 다르다.
환자는 자기가 감기로 시작해 폐렴, 각종 감염, 수퍼바이러스를 거쳐 해외토픽에 오르게 죽을수도 있으리란 생각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의료 서비스는 환자와 의사간 이러한 생각과 지식의 차이를 좁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내고 치료를 받는것은 당연한 행동이다. 돈을 냈으니까.
또 돈 가지고 오라고 병원 만들어 놓은것 아닌가?
그건 상거래에 있어 기본중에 기본이다.
즉 구멍가게가서 우두커니 TV보는 아주머니에게 담배값 2,500원을 내고 인사못받고 나오는거랑 같은 것이다.
그러나 서비스는 다르다.
같은 음식도 조리사, 장소,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다르듯 진료비 역시 1차, 2차,3차가 다르다.
그렇다고 1차에서 안주는 특효약을 3차 진료기관에서 주는것도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내가 고쳐준 것]으로 생각 해 버린다.
내가 배운대로 조치했더니 고맙게도 환자 몸이 벌떡벌떡 반응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
아쉽지만 못본것 같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 개인의 특성에 따라 부작용등이 발생한 경우는 온전히 또 환자의 책임이다.
이러니 불만이 나오고 의사는 의사대로 힘든것이다.

의사 선생님들께 바란다.
내가 혹시 스키장에서 여러분을 만난다면 어려운말 안쓰고 스키, 스노우보드 잘 가르쳐 드릴수 있다.
그러니 어려운말 적지 마시고 몸아파서 갔을땐 왜 아픈거고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좀 알려주셨으면 대단히 감사하겠다.
몸아픈것도 서럽다...정말이다.
감기만 걸려도 이제 첫돌지난 딸아이 안아줄수도 없고, 뽀뽀도 못하고, 거의 에이즈환자 취급받으며 방구석을 헤메야 한다.
밤새 기침하고 출근해서 눈치보이고, 약기운에 눈도 침침해 지고, 꽁쳐놓은 비상금도 쏠쏠히 나간다.
그런데 당췌 이게 뭐때문인지도 모르고 겪는 일이라 생각해보시라.
정말 답답하지 않겠는가?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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