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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23 아프간 선교활동은 시작부터 잘못이다. 1

아프간 선교활동은 시작부터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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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일 한국인 납치건으로 나라가 시끌시끌 합니다.
나무는 종교도 없거니와 부모님은 천주교, 여동생은 독실한 기독교, 처가는 불교로 어느 종교에 대한 편견이나 감정도 없는 편입니다.
사람은 각각의 신념과 의지에 따라 종교를 선택하고, 결과야 어찌되었건 스스로 만족 또는 위안을 찾거나 여러 이유로 종교적 신념을 이어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선교 그 자체는 참으로 좋은 행동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여러 면에서 부족한 곳을 찾아 자신을 던져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미약하나마 도움이 될수 있다면 종교적인 부분을 떠나 그것은 충분히 고귀하고 아름다운 행동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면서 몇가지 아쉬운점이 있습니다.

그 첫째는 어떠한 경우도 안전이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순간의 치기나 모험적인 행동과 다른 것입니다.
선교와 봉사활동의 기본은 [나보다 모자라고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입니다.
이것의 전제는 어떠한 마음가짐이냐가 아니라, 내가 그들에게 짐이 되거나 내 스스로 나를 건사하지 못하면서 남을 돕겠다는 것은 치기 어린 오만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전쟁터로 뛰어들어 뭔가를 해보겠다는 것이라면 적어도 지금의 상황보다는 절실하고 절박한 당위성과 목적이 있었어야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의 목적이 가볍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창창한 젊은이들 23명의 목숨을 담보로 할 만한 가치가 있고 그들의 종교적 신념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생각해 봐야 할 일입니다.
국내에서 고속버스를 대절해 여행을 가도 상당부분 신경을 쓰는게 사실인데 전쟁터에 들어가면서 홀홀단신 [내가 너희를 도우러 왔으니 우린 안전할 것이다]라는 생각. 또는 사설경호원 한명 고용하지 않는 안일함은 분명 문제 입니다.

둘째. 선교보다 고귀한 아프간 파병 장병들에 대한 문제 입니다.
아프간 파병은 월남 이후 이라크 파병 이전부터 이루어져온 중대한 국가적 외교행위 입니다.
그것을 개인적으로 찬성하고 반대하고를 떠나 선교단원이 납치되면서 원인으로 해외파병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파병장병들은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진 군내 최고의 엘리트들로 수십대 일의 경쟁을 뚫고 자원해 간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국군들 입니다.
이들이 아프간에서의 행동 하나하나는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호불호가 나누어 질수 있으나 그것이 아프간 선교단원의 납치와 연계되어 단순히 당장 복귀하고, 죄지은 사람마냥 아무말 못하고 사태만 지켜보는 수준의 행동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파병은 선교단원들의 오만한 행동보다 훨씬 겸손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 스스로의 자위권과 국익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행동입니다.
이들은 지금 파병되어 있는 장병들 외에도 이미 다녀온 장병들을 포함해 대단히 많은 대한민국 국군의 사기와 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셋째. 이미 외교당국의 경고와 재외공관의 내국인 보호프로그램을 무시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스스로 외교당국의 재외한국인 보호범위를 벗어난 행동이며  그것은 곧 그 순간 이후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본인이 감수하겠다는 자유의지인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그들의 생명이 하찮고 당연한 결과로의 납치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소한 자신들이 가장 우선적이며, 우리를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모든 상황보다 우선하여 23명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지나친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법은 법 안에서 그것을 준수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또한 민주주의 역시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그로인해 타인에게 불편함이나 피해가 발생하면 배상하고 책임을 져야 하며,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본인 스스로의 결과에 대해 최소한의 자기반성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몇일간의 감금과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그것이 상쇄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적어도 개개인에게 그보다 더 큰 일을 겪고있는 사람이 수백배는 될 것이며, 그 많은 전파와 자원의 낭비역시 고스란히 법 잘지키고 말 잘듣는 일반 국민이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넷째.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의 젊은이들이 건강히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러나 그 이후..
무사히 돌아온것이 [기도] 덕분이고 [은혜]덕분이며 무엇보다 [그분]의 덕이라는..
이제 귀에 발리지도 않는 그런 말을 이젠 그만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전 국민이 진심으로 원만히 해결되길 기원하고 있으며, 저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잘못되면 [나라탓], 잘되면 [기도덕] 이라는 오만함이 어쩌면 지금의 상황을 만든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만의 잘못된 생각이길 바랍니다.

겸손함이라는 것은 나를 무조건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부족함을, 나 혼자서는 무력함을 알고 정해진 틀 안에서도 얼마든지 여러 방법으로 내 마음과 정신이 바라는 행동을 할수 있는것이 겸손함이 보태진 진정한 신앙이 아닌가 싶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사태는 분명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그로인해 너무도 많은 사람들과 많은조직, 국군장병을 포함한 수많은 국가적 외교망이 엉망이 되고 있습니다.
나중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볼땐 이런 부분에 대한 반성과 겸손함을 꼭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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